논증의 타당성과 부당성
논증의 올바름을 평가하는 타당성과 부당성 개념은 일상생활에서 통용되는 평가 개념보다 훨씬 엄격합니다. 즉,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는 것은 감정에 호소하여 얻어 낸 설득력과는 다르며 후자는 심리적 오류를 유발합니다. 연역 논증에만 한정해 보면, 논즈의 타당성은 논증을 구성하는 진술의 내용이 아니고 논리적 형식에 의해 결정됩니다. 타당성은 진리와 구별됩니다. 왜냐하면 추리의 타당성은 그것이 도출되는 전제의 진릿값과는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다음의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논증을 구성하고 있는 명제들은 참인가 거짓인가? 둘째, 전제들은 결론을 외한 근거, 증거 또는 이유를 구성하는가?입니다.
첫 번째 물음은 사실적이거나 경험적 또는 과학적이고 두 번째 물음은 논리적입니다. 두 번째 물음은 근거를 제시하는 전제와 결론 사이의 관계에 관한 물음입니다. 예컨대, 경수가 학교에 지각했는지 안 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사실적 문제이고, 멧돼지가 초식 동물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은 생물학의 문제이지 논리학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논증이 올바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논리학의 과제입니다.
(예)
멧돼지는 포유동물입니다. 포유동물은 육식을 합니다.
그러므로 멧돼지는 육식을 합니다.
이 논증은 타당합니다. 왜냐하면 전제와 결론이 사실이라서가 아니고 이 논증의 형식이 타당하기 때문에 타당합니다.
논증을 평가하기 위하여 던지는 물음은 "만일 전제가 참이라면 그 전제는 결론을 주장하기 위한 충분한 근거를 구성하는가?"입니다. 대답이 긍정적이라면 그 논증은 타당한 논증입니다. 따라서 거짓 명제들로만 구성된 논증이 타당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홍길동은 임꺽정이다. 장길산은 홍길동이다. 그러므로 장길산은 임꺽정이다."라는 논증은 거짓 명제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타당한 논증입니다.
다음은 타당한 연역 논증의 예시들입니다.
(예)
(1) 숭례문은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북반구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숭례문은 북반구에 있습니다.
(2) 소크라테스는 그리스 사람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자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그리스 사람은 철학자입니다.
첫 번째 논증은 거짓 전제들과 참인 결론, 두 번째 논증은 참인 전제들과 참인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모두 타당한 논증들입니다. 논증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반례를 이용하여 증명할 수 있습니다. 반례를 구성할 때, 동일한 논증 형식을 유지하되 사실적 내용을 변경해서 전제는 참이고 결론은 거짓으로 만들면 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예)
어떤 야구 선수는 왼손잡이입니다.
갑돌이는 야구 선수입니다.
그러므로 갑돌이는 왼손잡이입니다.
(반례)
어떤 외국산 자동차는 5억 원이 넘습니다.
BMW는 외국산 자동차입니다.
그러므로 BMW는 5억 원이 넘습니다.
이 예에서 5억 원이 넘지 않는 BMW 차를 예로 든다면 이 논증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반례(counter example) : 반대로 되는 예
물론 논증의 타당성을 매번 이런 반례를 들어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 논증이 타당하지 않은 이유는 형식에 있습니다. 즉, 이 논증의 형식과 동일한 형식의 논증은 내용에 상관없이 항상 타당하지 않습니다.
논증의 건전성이란
두 개의 물음, 즉 전제들은 참인가, 전제들은 결론을 주장하기 위한 근거를 제공하는가를 모두 충족시킬 때, 즉 논증의 전제가 참이고 결론을 뒷받침할 때 그 논증은 건전한 논증입니다. 논증이 건전한 논증이 되기 위해서는 형식이 타당해야 하며 전제들이 모두 참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건전한 논증은 타당한 논증이지만, 타당한 논증이 반드시 건전한 논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거짓 전제를 갖는 논증이 타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적 의미에서 '타당하다'는 종종 '참이다'와 동의어로 사용되어 진술, 논증 등에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논리학에서 '타당성'은 엄격하게 논증에만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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