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적 삼단 논법에 대해
삼단 논법은 두 개의 전제와 하나의 결론으로 된 논증입니다. 통계적 삼단 논법은 연역 논증의 삼단 논법과 그 형식이 유사합니다. 그러나 통계적 삼단 논법의 일반 전제는 보편적 일반화가 아니라 통계적 일반화입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예)
모든 사람은 죽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습니다.
이 삼단 논법은 아래의 통계적 삼단 논법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해집니다.
(예)
거의 모든 대학 신입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논리학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김준기는 대학 신입생입니다.
그러므로 김준기는 고등학교에서 논리학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통계적 삼단 논법은 대체로 '거의', '자주' 등과 같은 용어로 시작하고, 그 일반적 형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F의 x 퍼센트는 G입니다.
a는 F입니다.
그러므로 a는 G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
대부분의 A지역 사람들은 아침을 거르는데 그 때문에 학업에 약간의 문제가 생깁니다.
이진표는 A지역 사람이고 아침을 먹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아마도 그는 학업에 약간의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이 논증의 첫 번째 명제는 통계에 의한 일반화이지만 논증의 형식은 전건 긍정과 유사합니다. 통계에 의한 일반화를 전제로 갖고 있는 이런 형식의 논증을 통계적 삼단 논빕이라고 합니다. 이 논증은 그럴듯하지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통계에 의한 일반화는 어디까지나 집단적 특성만을 말해줄 뿐입니다.
방송 매체의 상업 광고를 보면 이런 자막이 등장합니다.
치과 의사 다섯 명 중 넷은 우리 회사에서 만든 치약에 들어 있는 x성분을 추천합니다.
건강 전문가가 추천하는 A 회사의 비타민제
70%나 할인된 이 제품을 보러 오십시오.
다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예)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는 상대 후보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여론 조사에 의하면, 유권자의 32%만 현재 시장에게 투표할 것이고 46%는 상대 후보에게 그리고 22%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통계적 증거에 의존해 논증을 평가하는 것은 제시된 통계의 정확한 해석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일상적 논증에서 '평균', '퍼센트' 등과 같은 용어는 모호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떻게 '평균' 또는 '퍼센트'가 도출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통계적 수치가 나오는지에 관한 정보는 통계적 논증을 평가하기 위해서 중요합니다.
통계의 함정 : 도박꾼의 오류에 대해
바둑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같은 급수의 두 사람이 흑백을 가리기 위해서 바둑돌을 집어서 바둑판 위에 놓습니다. 한 사람은 돌을 하나 높고 상대방은 돌을 한주먹 쥐어서 반상 위에 놓습니다. 홀수 짝수를 맞히는 것인데 후자가 맞히면 흑을 잡고 틀리면 흑을 상대에게 양보합니다. 이것을 가리켜 '돌을 가린다'라고 하는데, 돌을 가릴 때 홀수 짝수를 맞힐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요? 맞힐 확률은 언제나 50%, 즉 50대 50입니다. 예컨대, 같은 상대와 다섯 번 경기를 했고 매번 맞히지 못해서 백을 잡았다면 이번에는 맞힐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심리적 기대일 뿐입니다.
축구 시합에서 먼저 공격할 팀을 가리기 위해서 동전을 던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언제나 50%, 즉 50대 50입니다. 이런 수학적 가능성에서 흔히 범하게 되는 오류가 있습니다. 소위 평균의 법칙에 의해서 동전을 여러 번 던지더라도 앞면과 뒷면에 고르게 떨어지도록 어떤 힘이 작용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평균의 법칙은 단순히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수가 대략 같을 것이라고 기대하는데서 유래합니다. 이런 기대는 동전이 인간의 심리적 요인에 영향받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에 생깁니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균의 법칙을 잘못 믿는 것을 '도박꾼의 오류'(gambler's fallacy)라고 합니다.